예전보다 더 기다려지는 주말이다. 그렇다고 무엇인가 더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고3이란 이름과 함께 얻어진 버릇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리모콘으로 여러 방송을 돌려보던 중 좀 특별해 보이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다나카고이찌.. 일본인 이였다.

회색 작업복을 입고 머리는 단정히 정돈되어 있었다. 왠지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에 더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한번 않해보았을 것 같은 선한 인상에 TV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특별한 재능이 있어보지도 않는데.. 저런 사람이 왜 나오는 걸까? 하는 궁금증으로 계속 TV를 시청했다. 몇 분 후 무슨 사연으로 방송에 나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저 사람이 그저 평범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처럼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101번째의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이였다.

노벨상.. 근사한 양복과 근엄한 얼굴, 대기업사장, 국회의원 등 이런 권위 있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상이였다.

작업복과 노벨상.. 어느 누가 봐도 이 둘이 어룰린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같다.
이처럼 세상사람들의 편견을 뒤엎고 노벨상과 작업복이 만났다.

이 만남의 주인공인 다나카고이찌는 토야마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노벨상 발표후 아내와 고향을 찾았을 때 그 곳 사람들을 보고 아 이상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겸손함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 사람의 어린 시절은 위인들의 과거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위인들의 과거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사람도 큰 사람이 될 것이란 것을 암시하듯이 보통사람과 남다른 면을 보였다.

초등학교 과학실험 시간..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 했던 일을 발견했다. 투명한 그릇에 물을 넣고 바늘을 띄어 자석을 이용하는 실험이였다. 하지만 물위에서는 바늘이 빨리 움직여 자석에 붙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 할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다나카고이찌가 다가와 말했다고 한다.

물대신 기름을 이용하면 어떻겠냐고.. 듣고 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발견하여 당연하게 만들기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 이다. 그리고 많은 발명품들의 유래를 보면 우연히 만들어지거나 실수로 발명품이 만들어진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나카고이찌도 반복해 오던 실험 속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사람은 준비된 우연이였다. 주위에서 모두 그 실험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었지만 다나카고이찌는 자기만의 신념을 갖고 끝가지 거듭해 성공을 이뤄냈다. 만약 이런 계산과 노력이 없었다면 그 우연은 이루워 질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 사람은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을 알아보고 그 만큼 공식적인 자리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 사람의 주변은 많이 변하였지만 본인은 상을 받기 전이나 받은 후나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학자가 아니라 엔지니어로 남고 싶어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밤을 새우며 연구하고 실험을 한 것이 부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노벨상이란 큰상과 함께 사람들에게 소개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은것은 보기 드문 평범함과 솔직함 때문인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어쩌면 든든한 배경이 있어야만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이 사회에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핸드폰이 울리면 스미마셍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작은 예절과 사인을 부탁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는 작은 겸손함을 갖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으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나라 기자, 가평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