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군수님은 어떤 모습의 학생이셨어요?
 : 교실에서는 선생님 말씀에 순종적이고 말없는 얌전한 아이였지.   그리고 그 당시 시대 배경으로 인해서 학교가 끝나면 농사일을 많이 도왔었어..

군수님 재학 시절 가장 좋아하시던 과목과 가장 싫어하시던 과목이 있으셨다면  말씀해주세요?
 : 가장 좋아하던 과목은 국사였는데, 그 당시에는 교과서 내용 전체를 거의 다 암기했었지     또 수학을 가장 싫어했었는데 그 이유는, 6·25를 겪고 나서 보니 고등학교 재학 중에      군대에 갈 나이가 되었던 거야. 군대에 가기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이라     도 해놓고 가야하겠다는 생각에 서울 학교로 전학을 갈 때 한 학년을 뛰어넘어서 들어갔     었는데 1년을 건너뛰다 보니 다른 암기과목에 비해 수학에서 따라잡기가 참 힘들더군.   그러다 보니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 되었지.

군수님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어떤 분이세요?
 : 황재숙 선생님이라고 중학교 때 가르침을 받았던 선생님이 계셨어.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는 지역주민의 성금으로 학교가 운영되었었기 때문에 나의 길안내    에 따라 성금을 걷기 위해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다니시곤 하셨었지. 그 어린 나이에도 선생님이 성금을 걷으러 다니시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었단다.

군수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신 분은 어떤 분이세요?
 : 돌아가신 큰 형님과 군대라는 조직생활이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아버님은 내가 돌도 안돼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큰 형님이 나를 키우신거나 다름없지.
큰 형님 덕으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또 군 생활을 하다가 소대장으로 월남  전에 파견되었었는데,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전쟁터에서의 경험이 나를 많이 성장시켰지. 그 때 그 경험으로 대담한 성격이 형성되었고 사회생활의 틀을 잡게 되었고..

청소년들이 성적비관을 이유로 자살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  떻게 생각하시나요?
 : 생명은 부모가 주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함부로 자     신의 삶을 포기하면 안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은 가장 큰 죄악이고 부 모에 대한 가장 큰 불효인 것이지.   죽을 용기로, 죽을힘을 다른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구나.   ‘저승이 아무리 좋아도 이승의 개똥밭에서 구르는 것이 낫다’ 라는 말이 있듯....

청소년들의 이성교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교육을 받는 것은, 공부하는 것은 다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다시 시작하기란 굉장히 힘들어. 청소년 시기엔 건전한 친구로서 의 이성교제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자기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위치에 있을 때, 이성교제를 해도 늦지 않을 거야.

군수님께서 가평 관내 청소년들을 위해 추진중이시거나 앞으로 추진하실 계획이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 가평 내에 있는 각 지역별로 기관이 필요하다고 봐.
어머니들을 위한 여성회관이 금년 안에 개관할 것이고 임기 내에 청소년 회관을 만들어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행사를 열 계획이야. 또 체육공원을 만들     어서 청소년 및 가평 군민들의 운동공간을 조성하고 싶단다.

군수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 아침엔 보통 6시쯤에 일어나서 목욕탕에 가거나 산책을 하고 나서 신문을 읽는단다.  그리고 7시쯤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출근하지. 8시 30분부터 회의를 하고 난 뒤에 군내    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곤 하는데 목요일에는 『주민과의 대화』라고 해서 나를    찾아오는 군민들과 민원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그리고 저녁은 회의 겸 식사를 많이 하는    편이고 잠은 좀 일찍 자는 편인데 9시 뉴스가 끝나면 바로 취침을 하지.

쉬실 때는 주로 무엇을 하고 지내세요?
 :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테니스 등..주로 운동을 해.
  그리고 산을 아주 좋아해서 산을 찾기도 하지.

요즘 즐겨 듣거나 즐겨 부르시는 애창곡이 있으시면?
 : 트로트나 옛 노래를 즐겨 듣지. 옛 노래 가사 말을 들어보면 당시 시대 배경에 따른 여     러 의미가 담긴 내용들이 있어서 마음에 와 닿는다고 할까.

 마지막으로 가평군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 도시 학생들에 비해 문화적, 교육적인 면에서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열등의식을 갖     지 않았으면 좋겠어. 늘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래.   또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했으면 하고. 동물은 1,2년이면 모든 것이 성숙되지만 인간은     성장기간이 길지 않니. 지금 여러분의 삶은 값진 삶을 사는 준비 기간이지.   후에 성숙해질 자신을 생각하며 이 준비기간에 충실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30분 예정으로 시작된 만남은 1시간이 넘게 흐른 뒤에야 마무리되었다. 회상에 젖어 풀어놓으시는 그 분의 이야기에 점차 자연스럽게 군수님과 눈을 마주할 수 있었던 우리는, 사진 한 장에 소중한 만남에 대한 설레임을 고스란히 담으며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산을 좋아하시는 군수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오늘 같은 인자한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실 그 분을 생각하며, 청소년 기자단들과의 짧지 만남을 오래도록 기억해 주시길 기대해본다.

(인터뷰 최아람, 김해아, 박병화, 지정민 기자) (글. 최아람 기자. 가평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