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dle 1.-   
글. 노현정 / 그림. 권오정 (만화동아리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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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져있네?.. 나 참. 영업이 끝난 건 알지만, 또 그러면 어쩌자는 거야 ‘
매케한 담배남새... 이 녀석 그새... 한대 피웠구만. 그렇게 오래 나갔다 온 것도 아닌데... 뭔가 잘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뻔뻔함으로 온몸을 무장한 그 녀석은 너무나 태연하게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 이제 담배는 안 태운다며? ”
“ 글쎄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었나요 ”
“ 그래. 그래... 그런데 담배 태우는 것도 좋지만, 불이나 켜고 피우는 게 어때? ”
빛이라곤 한 점도 없는 내 카페에는... 오직 그 녀석의 빨간 담배불만 형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손을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았다. 딸칵～
“ 에에, 아쉽네～ ”갑자기 밝아진 덕분에 당연한 법칙으로 그 녀석과 나는 눈을 찡그리며 빛에 적응하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

“ 뭐가 아쉽다는 거야? ”
“ 깜깜한데서 담배를 태우는 재미를 모르실 걸요? 답배불하고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캬～ ”
‘ 얼씨구 어린 녀석이? ’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전히 어린 녀석이다 하지만 귀여운 녀석이기도 하다
저 녀석을 처음 봤을 때에도 귀엽다는 생각을 했었지. 지금도 조금 싹수가 노랗긴 하지만,
그 때보다는 심하지는 않다. 지금이야 꼬박꼬박 존댓말을 해주지만 처음에는..
“ 픗... ”
“ ...왜.. 웃어요? ”
뭔가를 눈치 챘는지 녀석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날 보면서 말했다.

??
“ 너 처음 여기 왔을 때 생각나서..”
“ 그 얘기는 왜 꺼내고 그래요～?! ”
녀석은 눈에 핏발까지 세우고는 얼굴까지 새빨개져서는 크게 소리까지 질렀다.
‘ 으음 의외로 여자다운 면도 있구나? ’
‘ 외모도 여자이기는 하지만.. ’
녀석이 외모는 꽤 예쁜 축에 속하는 여자였다. 단발로 쩗게 기를 머리에 약간 보이쉬 한 옷차람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빼고는... 그래봐야 18살 꼬마지만..
그래, 그때도 그랬었다.
“ 여기.. 칵테일 좀 줘. ”
대뜸.. 들어오자마자 꺼낸 말이었다. 처음엔 허스키한 목소리에 옷차림도 완전한 남자인데다가 몸매도 잘 드러나지 않아서 남자인 줄 알았었다. 어린 것은 확실히 티가 나긴 했지만...
나는 잠시 이 녀석을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가 결국 만들어주긴 했다.

그 녀석은 몇번 홀짝이더니..
“ 뭐야, 알콜도 없는 거 아니야? ”
“ 그럴 수 밖에.. 무알콜 칵테일이니까... ”
“ 당신도.. 어리다고 차별하는 거야?

녀석은 이까지 갈면서도 주먹까지 쥐고는 소리까지 고래고래 질렀었다. 나는 웃으면서 아주 진지하고 명쾌한 대답을 해주었다.

“ 천만에 다만 우리 나라에서는 만 19세 미만은 음주 불가능이라고. 알고 있어서 말이야. 난 지극히 평범하고 법을 잘 지키는 민주시민으로서 걸맞은 음료를 내보냈을 뿐이야. 게다가 당신도 특별히 알콜이 있는 것을 가져 달라고 주문하지 않았잖아?

그는 아니 그녀는 약간의 멍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었다. 내 정확하고도 딱 맞는 설명에 넋을 잃은 모양이었다. 나는 내 하얀 치아를 들여다보이며 이렇게 덧 붙였다.
“ 또 한가지. 여기는 술집이 아니라 카페랍니다～ ”!
그녀는 멍하게 고개까지 끄덕이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반박을 하려다 한숨을 쉬며 말했다.  

??
“ 당신.. 몇살? ”
“ 으음～ 28살～ ”
“ 뭐야? 10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
“ 정정해. 10살이나 나지～! ”
화가 났는지 얼굴이 붉어지려는 것을 보자니 나이에 걸맞아 보여 왠지 귀여워 보였다.
그리고 놀리는 게 재밌기도 했고.
“ ...그런데 이거 이름이 뭐야? ”
“ 응? ”
“ 이 칵테일 말야～?! ”
“ 아. 그거 candle 양초란 뜻이야. ”
“ ? 양초.. ? 무슨 이름이.. ”
녀석은 하얀 우유빛의 칵테일을 흔들어 보이며 홀짝댔다.
‘ 피식 마음에 들었나본데, 뭐야, 아깐 알콜이 있네, 어쩌네 하더니..? ’
역시.. 어린애다.

“ 당신 작명 센스 하나는 죽이는군 ”
“ 아～고마워 나도 알고 있어 ”
“ 칭찬이 아니야!! ”
“ 양초 줘요 ”.
“ 자. 양초 ”

내가 건네준 것은 그 녀석의 말대로 양초였다.
그녀는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말했다.
“ 에이씨 누구 놀려요? candle 말이에요. candle! ”
“ 벌써 영업이 끝았어. 매일 공짜로 얻어먹는 주제에.. ”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 ..뭐 내가 공짜로 해 달라고 했었나요 뭐 ”
“ 그래, 그래 내가졌다. ”
‘ 어린 녀석이 성깔 하나 더럽다니깐.. ‘
이 녀석.. 말솜씨가 더 늘은 것 같다. 어쩌면 이 녀석이 찾아오는 이유는 말싸움에서 이기고 싶어서 인지도 으음, 충분히 가능성 있어～

“ 아. 안해줘요～? ”

??
그래 귀여운 자식이다. 아～주 귀여운 자식...
‘ 알았다. 알았어～그런데, 너 집에 안 들어가니? “
녀석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 아 갑자기 거기서 그런 말이 왜 나와요～?! ”
“ 매일 문닫을 시간에만 오니까 그렇지. ”
“ ...내가 알아서 해요. ”

네, 네 알았습니다. 나는 나온 음료를 그 녀석에게 건네주었다.
“ 그런데 왜 그거 안 가르쳐줘요? ”
“ 그거.. 라니? ”
“ 왜.. ”
그 녀석은 칵테일 잔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 왜 칵테일 이름이 양초인지.. ”
“ 그거.. 수수께끼야. ‘
난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몸소 말해주었다.

“ 그게 뭐에요!”
난.. 그에게 자꾸 찾아 노는 작은 손님이 싫지만 않다. 아니 오히려 좋은 쪽에 속한다. 어린 친구가 하나 생겨서 기분도 좋지만. 말 한마디.. 즉 그것으로 인해 나의 어린 벗이 상처 입을 수도 있다. 내가 candle을 만들어 주는 이유는... 그 아이가 직접.. 옳은 길을 선택했으면 하는 일종의 안내자다 어두운 밤길에 도움이라도 줄까. 말이라도 건넸다가는 오히려 도망가버리는 내 가엾은 친구에게 candle 양초는 내가 주는 하나의 힌트이자 메시지이다. 나의 친구가 그 길을 찾을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