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서 방영되었던 '느낌표'란 프로그램을 보고 아쉬움을 느낀 일이 있다. 아직 한번도 도서관에 가본 일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이나 언제 책을 읽었는지 조차 기억에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현실에 대하여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과 입시 시스템 속에서 청소년들은 그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환경을 갖지 못했고 어른들은 그들에게 성인들의 삶을 주로 다룬 책들만을 던져 주고 어른 되기에 대한 욕망을 무조건 억제해온 이중성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젠 작은 변화를 청소년 스스로가 지켜 나갈 때이다.

지난 12월에 지역사회 교육협의회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경험하셨던 내용이다. 맨 처음 그 학교에 부임하셨을 때는 소위 문제아들로 가득했었고, 주변 사람들조차 그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될 정도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 곳에서 도서관이란 말뿐이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도서실 꾸미기부터 시작되었다. 따뜻하고 푸근하게 느낄 수 있겠금 전등, 커튼부터 소품까지 편안한 분위기로 단장했다. 잘 다니는 통로 쪽에는 막대사탕, 만화책 등 쉽게 읽을 수 있는 것부터 밤에도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게 컵 라면을 준비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엔 막대 사탕, 컵 라면만  먹고 가는 학생들이 점차 그 주변에 있는 책들도 관심 있게 읽었고, 학교에선 시화전을 열고, 동아리활동이나 도서관 활용수업을 펼쳐나갔다고 한다. 표어도 공고하여 발표했는데 "정보에 빠진 당신, 책은 당신의 구명조끼" 또, "졸려서 잠을 자면 꿈을 꿀 수 있지만, 잠을 자지 않고 참으면 꿈을 이룬다."란 내용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청소년을 좋은 직업 전사나 가문을 빛낼 위인이 되기만을 바랬지 그들만의 삶과 정체성을 제대로 존중한 적이 별로 없다.

'책을 읽히지 않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란 말을 상기하면서 작은 변화를 기대해본다.

(임영란, 상담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