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9일. 제 16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누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뻔한 걸 왜 묻냐～당연히 이회창 아냐?”라는 대답이 태반이었지만 투표결과가 진행될수록 생각지 못했던 결과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결국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21세기 첫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당초 투표일 바로 전날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 선언과 낮은 투표율로 인해 불리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을 깨고 약 57만여 표차, 2.3%차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당선은 기성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승리, 제도권에 대한 비제도권의 승리,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한다. 이번 선거는 또한 여론조사의 승리라고도 한다.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 들여 후보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띄운 노무현 후보는 승리했고,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고 ‘숨은 표’라는 환상에 안주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패배했다.

이번 대선은 특히 특정 후보를 열렬히 지지한 지지자들의 힘을 보여준 선거였다. 대통령 후보를 위해 직장과 가정을 내팽개칠 정도로 적극 홍보하는 ‘노사모’라는 시민단체가 결성된 것이다. 노사모 회원들은 학생, 교사, 직장인 심지어는 연예인까지...십대부터 오십대까지 하나가 되어 대통령 당선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었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이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보다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 사건은 월드컵대회다. 4강 진출의 정치적 수혜자는 정 대표였지만 후보단일화를 통해 거의 그대로 노 후보에게로 옮겨졌다.

젊은이들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어 대며 경험한 것은 자신들이 속한 정치 공동체에 대한 자기동화 과정이자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거리응원은 거대한 정치 사회화 현장이었다. 정치 공동체에 대한 자기 동화와 자부심은 정치인을 통해 표출되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적합하지 않았고 그 대신 국민들은 거리응원을 통해 이를 표현했다. 주로 20?30대 젊은 네티즌들이 중심이 된 붉은 악마와 노사모는 공통점이 많다. 학연, 지연, 혈연 등 기존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활발히 의견을 교환해 공동체를 마련하고, 온라인의 참여를 오프라인의 참여로 이어간다.

투표 전날 이뤄진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노당선자는  20?30대는 물론 40?50대에서도 인간적 매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국민에게 빚을 진 대통령. 서민의 맘을 아는 대통령.’이라는 표어를 바탕으로 국민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운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인이라는 말은 고지식하고 지루하고 항상 싸움만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떠오르게 했지만 노무현 당선자는 달랐다.

아직 투표권을 가지지 못했지만 우리 나라를 위해 책임지고 이끌어갈 대통령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교만하지 않는 대통령, 동서를 더 이상 분열시키지 않는 대통령, 남북통일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어 주세요! 제가 생각했던 노무현 후보는 통합후보 노무현 !!!!!이었습니다.”

이제 노무현 시대가 열렸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21세기 밝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대한민국 파이팅 ～!!

                                                               (이호선 기자/가평종고)